2009년 08월 27일
오래된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 - 세계화와 근대화, 그에 따른 전통문화의 소멸
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나의 점수 : ★★★★
세계화와 근대화로의 발달과 그에 따라 사라지는 전통문명에 대한 안타까움을 다룬 책
오늘은 꼭 쓰고말리라!!
라고 다짐했기 때문에 12시 21분이라는 늦은 시각이지만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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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는 헬레나 노르베리라는 스웨덴 여성이 16년간 라다크에서 지내면서 그들의 말과 생활을 배우며 알게 된 것들을 엮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1장은 (1장이라고 보기보다 첫번째 파트라고 보는 게 나을 듯 하다) 여행기와 수필 같은 느낌이 든다. 전통문화를 오래동안 영유해온 라다크라는 마을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그들의 교육과 결혼제도, 식습관과 자급자족생활 등을 아주 상세히 적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에 2파트에서 인도에서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과거의 우리나라처럼 무분별한 근대화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우리가 그러했듯이 전통문화가 소멸되어가고 젊은이들로부터 멸시받기 시작한다. 3파트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발전을 할 수 있을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 부분이 잘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대체 뭐냐!!
1파트를 읽으면서 '라다크'라는 마을이 너무 이상적인 마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어른을 공경하고 남을 돕고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것에 대해 배우게 되고 모두 함께 일하며 모두 같이 공유하고 욕심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너무 허울만 좋고 실상은 그렇지 않음을 감추려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것은 아니겠지만 사람이 너무 완벽하면 인간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지고 싫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마음으로부터 진정으로 원하는 공동선(善)과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입이 닳도록 침이 마르도록 서술하는 그 마을에 내가 진심으로 동조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이다.
물론 동경하는 마을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마을이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는, 아니 지금의 세계에서는 영위될 수 없는 마을이기 때문일까. 전적으로 믿을 수 없고 그저 동화와 소설속의 마을로만 여겨지는 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도 그 마을에 가고싶었다. 라다크에서 살고 싶었다. 모두가 자급자족하여 생활하며 버리는 것은 하나도 없고 뭐든지 재사용하며 가난이 무엇인지 모르고 화를 내는 것이 가장 나쁜 행동으로 생각되는 마을. 지금 사람들이 귀농이나 귀향하는 것 같은 것과 똑같은 것일까? 현세에 신물이 나 다시금 옛날 생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처럼 썩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어서 내가 라다크에 가고싶어 하는 걸까. 이런 걸 보고 현실은 시궁창이니 도망가고 싶어한다는 건가 ㅎㅎ 아무튼 라다크는 꿈의 마을이다.
현대인들이 갈망하는 모든 것이 있는 곳.
그러나 이런 라다크도 인도와 중국 때문에 정치적 요지가 되면서 조금씩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렇게 알려졌는데 현대화가 되지 않을리 없다. 라다크도 현대화와 세계화의 바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인도에서 영화가 들어오고 전기가 들어오고 자동차가 들어온다. 영화에서는 서양의 청바지와 가죽재킷을 '멋진 것'으로 표현했으며 전기는 밤에도 생활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자동차는 먼 곳을 좀 더 빠르고 힘들이지 않고도 갈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 서양인들과 이국의 사람들이 차고 다녀서 자신도 차고 있는 손목시계가 무엇을 위한 도구이며 그 안의 바늘 두개가 의미하는 것을 모른다. 이렇게 잘 알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수용되는 현대문물이 라다크 안으로 조금씩 스며들어가면서 그들의 전통문화를 좀먹기 시작한다. 전기포트가 대신 물을 끓여주고 전화기가 커뮤니케이션의 속도를 빠르게 해주고 자동차가 이동속도를 빠르게 해 주기 때문에 계산대로라면 시간이 남아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현대문화를 영유하기 시작한 라다크 여인은 자신의 친동생과 전화통화를 할 시간도 없어진다. 물론 그 남게 되는 시간은 현대생활을 지속적으로 영유하기 위한 돈을 벌려는 생산활동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다. 제3세계 국가 국민의 시각에서 보면 외국인들은 자신의 나라에 와서 팡팡 사진이나 찍으면서 하루종일 놀고 즐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자신들의 모국으로 돌아가서는 며칠의 휴가를 위해 쉴틈 없이 일해야 하는 일상이 있는데, 현대문화는 제3세계에게 이렇게 추한 모습은 보이기 꺼려하며 잘 포장하여 숨긴다.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매력적이게.
생각해 보았는데, 이러한 근대물질문명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인기 있는 것일까?
좀 더 쉽게 말해보자.
전통문화의 입장에서 근대물질문명이란 해(害)이다. 전통문화를 우리 몸이라고 생각하고 근대물질문명을 설탕이라고 해 보자.
적당한 양의 당분은 몸의 신진대사와 물질대사를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나 과다복용은 좋지 않다.
그러나 신체는 모든 음식물을 쪼개고 쪼개서 결국에는 당으로 바꾸는데, 설탕은 당을 쪼개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게 바로 당을 제공해 주므로 신체는 당을 원한다(라는 설이 있다). 다들 알고 있듯이 당의 과다복용은 몸에 나쁘다. 몸에 나쁘기 때문에 우리가 당을 좋아하는 것일까 아니면 .....
아 정리가 안된다.
그러니까 이런말 있지 않은가. '나쁜 남자가 매력적이다' 이것처럼 현대문명이 전통문화에게 나쁘기 때문에 매력적인 걸까, 아니면 매력적이기 때문에 너무 과다섭취 할 위험이 있어서 나쁜 것일까?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같은 논리이지만 분명히 생각해 볼만한 문제이다.
나는 정말 50 : 50이다. 전자처럼 생각했다가도 후자를 보면 후자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전통문화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매력적일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너무 편리하고 멋져 보이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취할(take) 수 있기 때문에 나쁜 것일까?
답이 나오질 않는다.
아마 아직 현대화 되지 않은 제3세계가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있다면 그들도 곧 라다크와 같은 위기에 처할 것이다.
그 때 그들이 라다크나 과거의 우리나라처럼 무분별한 근대화를 추구할 것이냐, 전통을 지키는 근대화를 할 것이냐는 그들의 선택이다. 그러나 라다크의 근대화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그들도 우리나라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완벽하게 이상적인' 전통문화가 조금씩 사라져간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세계화된 지구에서 라다크 혼자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그들의 근대화가 더 눈물겹다.
# by | 2009/08/27 00:55 | Book | 트랙백 | 덧글(0)


